미대생(@cnqrhqorhvkdy)


1. 아이리스 - 첫번째로 아이리스의 그림에서는, 그를 묶어뒀던 ‘왕의 춤’처럼 ‘안식과 꿈으로 가득 차있는 듯한’ 몽환적이고 반짝거리는 분위기를 중점으로 담되, 그 안에서도 차마 가려지지 못할 파멸과 비극의 조짐을 함께 그려내고 싶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본 아이리스라는 사람은 그의 삶을 이루고 있는 연기나 무대라는 요소 때문에, 빛나는 허상을 품고 있는 듯한 존재처럼 느껴졌는데요···. 그렇게, 어느 누군가를 매료시킬 만큼 반짝거리는 것들로 가득한 인생 속에서도, 결국엔 비극의 왕으로서 극에 잠식되어야 할 어그러진 운명도 놓치지 않고 함께 표현해보고자 했습니다.


2. 데클란 - 반면 데클란의 그림은, 그런 아이리스를 현실로 끌어내리게 된 행적처럼 ‘무대를 깨 부술 검’을 나타내는 듯한 느낌으로 작업하게 되었습니다. 데클란의 경우엔 운명을 믿지 않았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박살낼 수 있었던 열쇠이자, 어긋난 꿈에 갇힌 아이리스를 구원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와도 같은 이미지가 강했어요. 다르게 말하자면, 감히 왕을 대상으로 반역할 수 있었던 특별한 존재처럼 보이기도 했고요. 데클란이 아이리스의 앞에서 ‘자신’이라는 존재를 정의하는 대목에서는 특히나, ‘자신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와 맞물린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지라···. 결국 데클란의 이끎으로 하여금, 언젠가 다가올 편안한 밤의 여지를 그의 그림에 담아내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3. 로티 - 마지막으로 두 사람이 함께 표현된 로티의 그림에서는, 이 모든 일을 겪고 ‘비극이 빚어낸 운명에서 벗어나 진정 새로이 시작하게 된 희극’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컨셉으로 하고, ‘꿈의 무대’에서 내려온 뒤, 두 사람이 함께 마주할 ‘편안한 밤’의 풍경이 펼쳐지는 듯한 느낌으로 작업해봤습니다. 더불어 두 사람이 목도한 광경이, 아이리스에게 있어선 ‘동경했던 멋진 운명을 새로 개척한 듯한’ 앞날처럼 보이도록, 운명을 믿지 않았던 데클란에겐 ‘서로의 이름을 달고 살아갈 수 있게 된 현실’처럼 느껴지도록 연출하고 싶었는데요…. 이렇게 이중적인 맥락으로 표현하게 된 까닭은, 자료에도 미리 적어주셨던 것처럼 두 사람의 결말이 저에게도 두 가지 의미로 해석이 가능했던지라… 이왕 찝어주신 김에, 잘 살려보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